상서문(上書文)

 

상언왈효위백행지원미유불효어친이능충어군자야전왈구충신어효자지문자이차야신이무상류몽 성은

上言曰孝爲百行之源未有不孝於親而能忠於君者也傳曰求忠臣於孝子之門者以此也臣以無狀謬蒙 聖恩

특령기복잉제수상신문 명긍황조신무지재독 천위청종상제미몽유윤진퇴유곡망지소위신절념기복소

特令起復仍除首相臣聞 命兢惶措身無地再瀆 天威請終喪制未蒙兪允進退維谷罔知所爲臣竊念起復小

신자개이란여원수장욕사신류수경도야기임지중차개신우소능감야연성훈심절천의막회의미고사신반복

臣者盖以鑾與遠狩將欲使臣留守京都也其任至重此豈臣愚所能堪耶然聖訓深切天意莫回意未固辭臣反復

사지신본이용루지질람도태사심참반식지초상회복속지우금약망애모농석쇠즉길칙시불효어친이행의선

思之臣本以庸陋之質濫叨台司深慙伴食之誚常懷覆餗之憂今若忘哀冒籠釋衰卽吉則是不孝於親而行義先

휴의 전하장안용지황금권정순행지거개의일일모처태반이누성치호복망 전하찰신여애련신간박비종

虧矣 殿下將安用之况今權停巡幸之擧豈宜一日冒處台班以累聖治乎伏望 殿下察臣茹哀憐臣懇迫俾終

상제 상윤지

喪制 上允之

 

상 서 문

상언(上言)하기를 "효도(孝道)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니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면 임금에게도 능히 충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傳)에 이르기를 충신(忠臣)은 효자의 가문(家門)에서 구(求)하라, 고 한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은 무상(無狀)한 몸으로 성은(聖恩)을 외람되게 입었는데 특별히 기복(起復)하게 하시고 이어서 수상(首相)에 제수하셨으니 신은 명령을 듣고 두렵고 황송하여 몸둘 바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두번씩이나 천위(天威)를 무릅쓰고 상제(喪制)를 마칠 것을 청하였으나, 유윤(兪允)을 입지 못하여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어서 어찌할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신이 그윽이 생각컨대, 소신(小臣)을 기복시키시는 것은 대게 난여(鑾與)를 타고 멀리 순행(巡幸)하심으로 인하여, 장차 신으로 하여금 경도(京都)를 유수(留守)하게 하고자 하심이나, 그 임무가 지중(之重)하니, 이 어찌 어리석은 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바이겠습니까? 그러나, 성훈(聖訓)이 매우 간절하시고 천의(天意)를 돌리지 않으셔서 마침내 굳이 사양하지 못하였습니다.

 

신이 반복하여 생각해보니, 신은 본래 용렬(傭劣)하고 보잘 것 없는 자질(資質)로써 외람되게 태사(台司)에 머물러 있어서 무능하다는 꾸지람 伴食之誚을 매우 부끄럽게 여기고, 재상의 소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근심을 항상 품고 있었습니다. 지금 만약 슬픔를 잊고 총애(寵愛)를 탐(貪)하여 쇠복(衰服)을 벗고 길복(吉服)을 입는다면, 이는 부모에게 불효(不孝)하여 행의(行義)를 먼저 그르치는 것이니 전하께서 어찌 쓰시겠습니까?

 

하물며, 지금 순행(巡幸)의 거등을 임시로 정지하셨으니, 어찌 하루인들 외람되게 태반(台班)에 처(處)하여 성치(聖治)에 누(累)를 끼칠 수 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 신의 여애(茹哀)함을 살피시고 간절(懇切)한 정(情)을 불쌍히 여기셔서 신으로 하여금 상제(喪制)를 마치게 하여 주소서." 하니, 임금이 윤허하였다.

 

註:1458년 戊寅 世祖4년 忠貞公께서 母親喪을 당해 廬墓하고 있을 때 世祖께서 領議政에 대배(大拜) 하시매 위와같이 여러차례 상서문을 올려 윤허를 받으셨다. 그 內容을 살펴보니 孝心과 忠心이 가득함을 알 수 있다.